4주차 후기 — 발표 마무리 및 프로젝트 최종 회고록

발표를 마치고

발표가 끝났다.

막상 발표가 가까워져 여태까지 기록한 문서들을 정리해보니, 깨달은 것도 많았고 얻은 것도 많았다.

정리를 다 마치고 보니 방향 전환의 이유, 막힌 이유, 인사이트, 그리고 실제로 작동하는 스킬 4개가 다 거기 있었다.

이렇게 정리한 내용을 기준으로 회고를 작성하려고 한다.


4주를 한 문장으로

> "딸깍 자동화"를 꿈꾸다가, 가드레일 설계자가 된 4주.

처음엔 사용자가 말만 하면 AI가 알아서 노션에 다 정리해주는 그림을 그렸다.

끝에 와서 손에 남은 건, AI가 엉뚱한 짓을 못 하게 막는 실행 전용 스킬 문서 4개였다.

이게 후퇴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이쪽이 훨씬 현실적이고, 훨씬 많이 배운 길이었다.


무엇을 만들었나

최종적으로 노션 AI 스킬 4개를 완성했다.

스킬

사용자

핵심

제목 프리픽스 생성 스킬 V4

전 팀원

26개 프리픽스 중 자동 추천, [프리픽스] 제목 출력

간단한 개요서 작성 스킬 V2

전 팀원

3분 이하, 질문 5개, 채택률 우선

개요서 생성 스킬 V2

전 팀원

~10분, 9단계, Mermaid 플로우차트 + MVP 제안

분류를 위한 인터뷰 스킬

전 팀원

PARA 기준 분류 + 노션 등록 권장

전부 같은 패턴을 공유한다.

맨 앞에 ⚠️ 실행 전용 가드, 즉시 첫 질문, 한 번에 하나씩 인터뷰, 제안 → 승인 → 출력.

직접 생성·수정은 안 하고 텍스트로 권장만 한다. (노션 AI 권한 제약 안에서의 최대치)


무엇을 배웠나

1. AI 자동화 = "무엇을 못하게 막을까"

이번 4주 전체를 관통하는 한 줄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엔 클로드에 노션 API를 붙이는 걸 생각했다. 외부 AI가 노션을 직접 제어하는 구조다.

그런데 권한이며 안전성이며 걸리는 게 많아서 과감히 버렸다. (이 얘기는 뒤에서 더 한다.)

버리고 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생각했다. 기준은 두 가지였다.

1. 팀원분들이 별도 세팅 없이 바로 접할 수 있는 AI 툴일 것.

2. 결과물을 만들면, 팀원분들이 똑같은 환경에서 그대로 쓸 수 있을 것.

이 두 조건을 만족하는 게 뭘까 고민하다 보니, 답은 가까이 있었다.

노션에 이미 붙어 있는 노션 AI였다. 따로 설치할 것도, 권한을 새로 받을 것도 없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내가 만든 스킬 페이지를 노션 AI한테 먹이면, 그걸 "실행"하는 게 아니라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 문서는 이런 목적입니다", "원하시는 작업을 골라주세요" 하는 식으로.

그때부터 방향이 바뀌었다.

처음엔 AI한테 "이것도 해줘, 저것도 해줘"를 추가하는 게 자동화라고 생각했다.

실제로는 정반대였다. 원하는 동작을 시키는 것보다, 원하지 않는 동작을 막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이 들었다.

설명 모드 금지, 선택지 제시 금지, JSON 질문 금지, 인터뷰 전 생성 금지, 승인 전 수정 금지.

스킬 하나를 완성하는 공수의 대부분이 기능이 아니라 가드레일에 몰렸다.

제목 프리픽스 스킬 하나만 해도 초안부터 V4까지 네 번을 갔다 왔다.

매번 새 기능이 아니라 예외 케이스를 막는 작업이었다.

AI를 다루는 일은 기능 구현보다 행동 제약 설계에 훨씬 가깝다.

2. 채택률 > 완성도

아무리 정교한 스킬도 안 쓰면 의미가 없다.

"이럴 거면 차라리 내가 만들지"가 나오는 순간 그 스킬은 실패다.

그래서 팀원용 개요서 스킬은 무조건 3분 이하, 질문 5개 이하로 묶었다.

기능의 우수함이 아니라 마찰력(friction)이 스킬 설계의 핵심 기준이라는 걸 배웠다.

3. "AI가 똑똑하다"와 "운영적으로 안전하다"는 다른 문제다

앞에서 클로드에 노션 API를 붙이는 구조를 과감히 버렸다고 했다. 그 진짜 이유가 이거다.

추론 모델은 자기 판단을 한다.

"DB 최적화해줘" 한마디에 "다 밀고 새로 만드는 게 빠르겠네"라고 판단하면 실제로 그렇게 실행할 수도 있다.

거기에 선의로 받은 노션 마스터 권한까지 얹혀 있었다. 잘못 휘두르면 되돌리기 어려운 구조였다.

그래서 실제로도 노션에서 딱 한 번만 테스트해보고 말았다.

AI가 똑똑한 것과, 그 AI에게 실행 권한을 쥐여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자동화의 편리함과 실행 권한의 위험은 항상 같이 따라온다.

결국 노션 AI로 방향을 정한 건 기능이 좋아서가 아니라, 권한 범위 안에서 안전했기 때문이다.

팀원이 바로 쓸 수 있다는 조건과, 내가 통제할 수 있다는 조건이 거기서 만났다.


아쉬운 것

솔직하게 두 가지.

1. 시간을 더 많이 쓰지 못했다. 세션마다 쪼개서 했는데, 설계와 테스트에 더 붙어 있고 싶었다.

2. 목표를 너무 크게 잡았다. "딸깍 자동화"는 애초에 4주짜리 사이드 프로젝트의 범위가 아니었다.

이걸 더 일찍 인정했다면 방향 전환도 더 빨랐을 거다.

설명 모드 진입 문제도 끝까지 100% 막지 못했다.

가드를 강화할수록 빈도는 줄었지만 0이 되진 않았다.

노션 AI의 동작 특성으로 받아들이고 잔존 리스크로 처리했다.



앞으로

아직은 개인 실험 단계다.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 팀원들에게 스킬을 실제로 공개한다.

  • 어떤 스킬이 실제로 쓰이는지, 어디서 막히는지 사용자 경험을 수집한다.

  • 유용한 스킬은 무엇인지, 기존 스킬에서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꾸준히 이어간다.

스킬은 완성된 게 아니라 시작점이다.

실제로 팀원이 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진짜 피드백이 나올 거다.


마무리

4주 동안 기록을 남겨두길 정말 잘했다.

각 주차에 무엇을 시도하고, 왜 막혔고, 어떻게 방향을 틀었는지가 다 남아 있었다.

발표 준비를 하면서 그 기록들을 다시 읽었을 때 비로소 깨달았다.

"아, 내가 생각보다 꽤 많이 배웠구나."

처음 3주는 "결과물을 못 만들었다"는 느낌으로 보냈다.

지금은 학습 과정 자체가 이미 얻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실전이다. 스킬을 배포하고, 피드백을 받고, 다시 수정하고 —

언젠가 팀원분들이 이 스킬을 원활하게 쓰면서 노션과 더 친해졌으면 좋겠다.

자동화에 실패한 이야기가 아니라, 자동화를 시도하며 진짜 문제를 발견한 이야기.

그게 이번 4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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